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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상망재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5-16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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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다큐멘터리에서 갓 귀농한 젊은 부부를 봤다. 농사가 서툰 남편은 잡초가 무성한 밭에서 손가락만 한 고구마를 캤다. “세상에, 이렇게 작은 고구마 본 적 있어요?” 남편이 웃자 “고구마 사세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고구마 사세요!”라며 아내가 장난을 쳤다. 농사를 망친 것임이 틀림없는데도 부부는 한 줌 되는 고구마를 담아서 집으로 돌아갔다.

남편은 아내에게 고구마밥을 지어주겠노라 했다. 조그만 고구마를 과도로 서툴게 손질하니 그나마도 돌멩이만 해졌다. 쌀을 씻고 고구마를 넣어 밥을 안치는 남편의 손길은 느릿느릿 정성스러웠고 그사이 뉘엿뉘엿 해가 저물었다.
여성대출 밥을 다 지은 밥솥을 열자 고구마는 강낭콩처럼 몇 알 심어둔 모양새. 그런 고구마밥도 귀엽다며 부부는 웃음을 터뜨렸다. 산속에 작은 집, 노란 불을 밝힌 식탁에서 두 사람은 고구마밥과 김치가 전부인 저녁을 먹었다.
그 장면을 되게 흐뭇하게 지켜봤다. 부부가 너무나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걱정도 됐다. ‘농사도 요리도 저리 서 곰보배추자연산 툴러선 안 될 텐데. 집도 허름하고, 형편도 좋지 않아 보이는데 웃기만 해선 안 되지’라는. 앞으로 두 사람은 자주 이런 참견에 시달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방송작가로 일할 때 가장 힘들었던 건 방송 직후 방송국에 전화해 타인의 삶을 평가하고 참견하고 충고하는 사람들의 말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치로만 기준을 그어 겪어본 한국여행업협회 만큼만 타인을 짐작하고 판단한다. 와르르 쏟아버리고 뚝 끊어버리는 한바탕 폭우 같은 말들. 특히나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휴먼다큐에서는 그런 말들로부터 출연자를 보호하는 것이 주요 임무였다.
염려와 무례는 한 끗 차이. 진실로 우러나는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마음의 유무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나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미국 자동차 회사 마음이 없는 말을 조심하게 된다. 나보다 어린 초심자들을 마주하면 그 시절의 내가 떠오른다. 먼저 경험해 봤고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공연히 말을 보태고 싶지만 원치 않는 참견은 삼가려고 애쓴다.
여러 말들을 상대하며 배웠다. 뱉어내고서 시원한 말은 조언이 아니라는 걸. 오히려 이기적이고 편협한 충고일 수 있다. 그런 충고는 무 광명보금자리 심하고 무례하게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 당신이 다를 수도 있다. 함부로 판단하고 참견해서는 안 된다.
나는 부부의 삶을 지켜보면서 행복을 느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고구마로 지은 밥을 나눠 먹는 따뜻한 식탁, 시시콜콜한 것들에 감탄하고 장난치고 도란도란 대화하는 두 사람에게선 내내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마음이 깃든 말에는 웃음소리가 인다. 손을 마주쳐야만 짝짝 소리가 나는 손뼉처럼, 얼굴을 마주하고 활짝 웃어볼 때야 일어나는 깨끗한 웃음소리가. 그러니 먼저 가만히 지켜봐 줄 것. 그러다 마음이 생겨나 부풀어 오른다면 마음을 다해 같이 웃으면 된다. 누군가의 삶에 경솔하게 참견하기보다 묵묵하게 감응할 때 낙관, 정성, 사랑, 행복 그런 소중한 가치들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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